성균관대학교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 Sungkyunkwan University Interaction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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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에 김장현 교수님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대학=배우는 자의 공동체
 작성자 : 관리자
Date : 2016-03-15  |  Hit : 1,686  

 

 

글 : 김장현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

대학=배우는 자의 공동체

대학교를 의미하는 영어 university는 본래 universitas 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의미는 ‘배우는 사람들의 공동체’이다. 오늘날에도 대학이 변함없이 인정받고 있는 기능은 바로 사회의 교양있는 구성원을 배출하며 새로운 지식을 창출함으로써 사회 전반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여기서의 지식은 당장 산업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식도 포함하겠지만, 사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보여주는 리더가 갖춰야할 소양을 말한다.

우리 성균관대학교는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학생, 교수, 교직원 모두가 ‘뭔가 이루어 내겠다’는 열정에 차있음을 느낀다. 하지만 이런 열정을 지속하면서도 어떻게 해야 이 사회를 의미있는 방향으로 이끌 것인가 하는 리더로서의 고민을 잠시도 방기(放棄)해서는 안된다. 바로 그러한 고민에 대학의 존재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미국에서 약 10년간 살면서 그곳 젊은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지켜봤다. 대학 학비의 상당 부분을 대출하고 수 년 내지 수 십 년간 갚아나가야 하는 삶은 우리 나라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미국에서도 요즘의 대학생들은 스스로를 ‘빚쟁이 세대 (generation debt)’라 칭하면서 학생때 부터 채무를 져야하는 압박감을 토로한다. 그 뿐인가. 이렇게 빚을 져서 대학을 간신히 졸업한다 해도 여간해서는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할 수 없다. 바로 여기에 오늘날 젊은이의 절망이 있다. 젊은이의 좌절은 결코 우리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세계화 시대에 많은 나라에서 겪고 있는 동질적인 어려움이다.

청년은 언제나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러한 고통과 좌절은 이 시대의 청년에게만 국한된 천형(天刑)인가? 원서만 내면 대기업도 척척 붙었다던 선배 세대에 비해 오늘날의 우리는 과연 저주받은 세대인가? 단언컨대 1970년대에서 90년대 초반까지 청년들이 누렸던 호황은 우리 역사에서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었다. 우리 할아버지 세대는 혹독한 일제치하와 한국전쟁을 온 몸으로 겪어냈다. 수많은 생명이 스러져갔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맨손에서 다시 시작해야 했다. 우리 아버지 세대는 굶어죽기 직전의 기아도 경험하고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한 사람이 많았다. 그래도 역경에 굴하지 않고, 산업화-민주화-정보화라는 격전을 치러내 이제 세계 6위의 무역대국으로 만들었다.

공동체 회복에 답이 있다

이렇게 선배세대들이 고생했다고 후배들도 고생해야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다만, 젊은이의 고통과 고뇌는 결코 이 시대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며, 그 고통에만 몸부림치기 전에 대학 캠퍼스 안에서 ‘배우는 자들의 공동체’라는 의미를 회복해보자는 뜻이다. 그리고 그러한 배움이 어떤 방향을 바라보아야할까 고민해보자는 뜻이다.

‘배우는 자’로서 ‘대학생’이 걸어야할 길은 문을 걸어 잠그고 혼자 공부해서 달성하는 취업에만 있지 않다. 냉정하게 말해서 사오십대 초중반이면 대다수가 자의든 타의든 관둬야하는 현실에서 우리가 오직 취업에만 매달려서는 결코 우리의 자아를 실현할 수도, 배움의 공동체를 이뤄낼 수도 없다. 기껏해야 십 수년 다닐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오직 입사시험과 스펙에만 매달린다고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리가 없다.

우리의 ‘대학생다움’은 스스로가 평생을 걸어갈 ‘소명의 길’을 찾으려는 지성인의 모습이어야 한다. 어떤 길이 나의 가슴을 평생 설레게 할 것인가를 찾으려 끊임없이 걷는 모색자의 삶이 바로 청년의 삶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필자는 대학 때도, 대학원 때도, 심지어 28살 늦깍이로 군에 입대해서도 그 길을 찾지 못했었다. 우리 나이로 서른이 넘어서야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확신을 갖게 되었고, 그 확신 덕에 나의 잠재력을 걷잡을 수 없이 표출할 수 있었다.

성균관대 캠퍼스에서 만나는 인연의 의미= 배우는 자의 공동체

이런 소명탐색의 길에서 중요한 사람들이 바로 여러분 곁에 있는 사람들이다. 어쩌면 평생 여러분의 수호천사가 될지도 모른다. 바로 오늘 도서관에 함께 간 친구가, 동아리방에서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친구가, 방금 연구실에서 만난 교수님과 조교가, 바로 그러한 모색의 과정을 돕는 ‘배우는 자의 공동체’의 일원들이다.

대학생의 대학생다움은 스스로를 찾는 모색, 바로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난 오늘도 강의실에서 ‘대학생다운 대학생’을 만나고 싶다. 그런 이들이 서로 도우려는 의지에 가득 차 활기차게 소통하는 캠퍼스야말로 창조적 지식의 원천이자 누구나 오고 싶은 젊은이의 터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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